쿰라이프게임즈가 도대체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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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AB&O (?)
024 정예림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 우리 가족의 혈액형을 알게 되었던 날 나는 울고 말았다. A형 엄마와 B형 아빠 그리고 AB형인 남동생까지는 내 상식선에서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확실한 건 내 동생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아니까 그들은 가족임이 확실했다. 그런데 나는? 나는 O형인데… 나는 어떻게 나온 거지? 정말 주워온 걸까? 그 당시 초등학생인 나의 상식으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후 백과사전과 유전에 관련된 책을 통해 A형에도 AA 타입과 AO타입이 있고, B형에도 BB타입과 BO타입이 있고, 이중 AO타입과 BO타입이 만나면 AB형과 O형 자녀가 태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혈액형별 성격을 썩 신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O형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말에 따르면 A형 중에서도 트리플A형에 가까운 성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을 보면 약간은 신뢰감이 생긴다. 내가 한때 즐겨보던 웹툰 중에 [혈액형에 대한 고찰]이라는 웹툰이 있다. 그 한 편, 한 편이 우리 가족을 보는 듯 해서 너무 재미있었다.
4가지 혈액형이 하나씩 골고루 섞인 우리 가족에게 가장 힘든 것은 [의견일치]이다. 예를 들면 외식할 때, 모두의 선호 음식이 각기 다르다. 아빠는 무조건 밥&국. 엄마는 연어, 해산물, 동생은 면 종류, 나는 오직 치킨! 초반에는 그 누구도 좀처럼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나서서 확 끌어가지도 않는다. 은근히 자신의 선호음식을 어필한다. 결국 밖에서 먹을 것이냐 배달시킬 것이냐의 벽에 부딪히고 나면, 중국집이나 치킨으로 메뉴 선정의 폭이 줄어들게된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게 되면 어김이 없다. 우리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곳은 [푸드코트]뿐이다. 더파티나, 에슐리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먹어내지 못하니, 우리에게 푸드코트는 더없이 좋은 외식장소이다.
하지만 이런 우리에게도 똑같은 것이 있다. 바로 [생김새]이다. 이상하게 아빠의 얼굴에서 외할아버지의 얼굴이 보인다. 결혼사진을 보면 두 분이 은근히 비슷하게 생겼다. 그 비슷한 두 분 사이에서 나온 우리 남매는 정말 똑 같이 생겼다. 오죽했으면 내 친구들이 내 동생을 보고 머리 짧은 정예림이라 하겠는가! 하루는 교회에서 친구가 나를 보고 뛰어와서는 ‘교회 로비에서 너랑 똑같이 생긴 아저씨랑 아주머니랑 남자애가 있길래 인사드리고 예림이 친구라고 했어!!! 너희 가족 맞더라. 진짜 똑같이 생겼네. 어디 가도 한 번에 알아보겠다!’라고 했었다. 작은 교회도 아니고, 로비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꽉 차서 나도 가족이랑 엇갈릴 때가 있는데, 거기서 우리 가족을 한 번에 알아보다니! 정말 우리 가족은 똑 같이 생겼나보다.
이것 말고도 타고난 흥이 있다. 아빠는 악대부 출신 트롬본 연주자였다. 부산에서 꽤 유명한 고등학교 악대부였고, 엄마는 연극 배우의 꿈을 키우던 소녀였다고 한다. 그 끼와 흥을 그대로 이어받아 나는 한때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연극학도였고, 동생은 미래의 한국무용 인간문화재를 꿈꾸는 무용학도이다. 집에서도 흥겨운 음악만 나오면 넷이서 엉덩이가 들썩들썩하고 길을 가면서도 음악이 들리면 자연스레 온몸을 그 리듬에 내맡긴다. 생긴 것도 비슷한데 리듬 타는 모습도 똑같다. 옆에서 보면 얼마나 신기할까?
이뿐만 아니다. 알게 모르게 서로의 관심사들이 비슷하다. 아빠는 기술과 종교, 철학 문화 예술에 관심이 있으셨고, 엄마는 교육, 과학, 심리, 문화, 예술에 관심이 있으셨다. 나 역시 과학, 심리, 예술, 의학 분야에 관심을 두고 살아왔고, 동생은 과학과 예술 분야에 푹 빠져 살아왔다. 역시 우리 가족이 과학 다큐멘터리를 입 벌리고 몰두해서 보는 것과 음악만 나오면 흥부자가 되는것은 다른곳에서 온게 아니었다. 다 피를 타고 흘러 내려오던 유전이다.
더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이미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알고,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고, 작고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우리 가족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너무 다른 듯 너무나 똑같은 그래서 때로는 너무 “익숙함에 속아” 소홀히 대해지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내가 더 생소하게 사랑하겠습니다!
자신 있게 “꽃길만 걷게 해줄께” 라고는 할 수 없어요. 돌길을 걸어도, 그 길 같이 걷겠습니다. 그리고 그 가는 앞길에 꽃잎 뿌려 꽃길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는 그 모든 길이 꽃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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