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쿰라이프게임즈/100일게임_1기

쿰라이프게임즈/100일게임/DAY000/Intro

by 예쁜바다 2017. 11. 8.

#쿰라이프게임즈 
#100일게임 
#나에게만휘둘리는법

나는 분위기에 잘 휩쓸린다. 
중3때 고입입시를 앞두고 참 많은 고민을 했었다. 
08학번, 89년생. 
등급제의 첫세대였기 때문에 

나같은 중상위권 학생들은 고민이 컸다. 
인문계에서 좋은성적을 내지 못하면
전문계에서 좋은성적을 낸 학생보다 대학문이 좁아질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했고
전문계와 인문계 어정쩡한 그룹 사이에서 나랑 비슷한 중위권 학생들은 갈등했다 

우리반 5등이 대입을 목표로 전문계로 빠지기도 했으니까 
우리반은 혼란의 도가니였다. 

나는 이미 제도권 교육이 아닌 대안학교나, 대안교육(검정고시)로 눈을 돌렸던 시기였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대안학교도 곧 접어야만 했다. 

예고에서 떨어진 후였다. 그렇다면 전문계고등학교에 가고 싶었다. 건축과에 진학해서 아버지 사업도 돕고, 공부에 대한 부담을 줄여 연영과 입시에 올인 하고 싶었다. 그 뜻을 부모님께 전달했지만 부모님 생각은 달랐다. 내가 분위기에 휩쓸릴것이라는걸 명확하게 알고 계셨다. 물론 그때부터 슬슬 담을 쌓을 시기라 친구들이 많이 없긴했지만, 그래도 어릴때 친구들이랑 몰려다니던걸로 보아, 중학생때도 중위권, 인문계를 가도 중위권, 전문계를 가도 중위권, 그러니 어디가도 중위권을 할꺼라면 그냥 인문계중위권이 낫다고 판단하셨다. 

그런데 그런 부모님의 생각은 적중했다. 분명, 전문계 가는 친구들이 빠지고, 일대 중학교에서 상, 중위권을 모아놨으면 분명 나는 하위권학생이어야하는데 중 상위권이 된것이다. 중3말 분위기에 휩쓸려, 혼자 정석을 떼고 들어가는 신기한 일도 저지르고, 그때 멘토 오빠의 말에 휩쓸려 나는 이과를 선택했다. 예체능인데! 문과안가고! 고2때도, 이과 분위기에 휩쓸려 그냥 저냥 하고 싶은 과목들만 찾아서 하는등 나는 분위기에 참 약한 사람이다. 

그래서 타인의 시선과 생각에 의식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렇게 말하면, 이렇게 행동하면, 이렇게 생각하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만했으면 좋겠다. 나 대로 살고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 부분에서는 지나치게 생각이 많고, 오히려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식하는 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의도적으로 하고싶은대로, 하고 싶은 말 하고, 남 생각좀 덜 하고 '왜 내가 하고싶은데 왜, 하면 안되?' 라고 많이 해왔던것 같다. 그러면서도 확 저지르지 못하고, 한편으로는 찝찝해하고, 또 걱정하고 염려하고가 반복되었던것 같다. 그러면서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고,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하면서 혼자 스스로를 공격하고, 비난하고 자책하고, 스스로를 여러번 찌르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온것 같다. 

늘 바라는게 있다면, 외부에 의해서 흔들리는게 아닌 오직 나에게만 흔들리는 사람이 되고싶다.  나의 역동이 외부에 의해서 일어나기 보다는 내면에서 우러나는 역동에 의해 흔들리고 싶다. 외부에 의해 휘둘리는게 아니라, 내가 휘둘리고 싶을때 내가 파도를 일으키고 싶을때만 말이다. 무너질때도 외부의 자극에 의해 와르르 무너지는게 아니라, 내가 무너지고 싶어서 무너진다음, 누군가를 일으켜 함께 세울수 있도록 힘을 주는 그런 에너지를 갖고 싶다. 

숑~ 
이렇게 힘주시는 대표님 처럼 !!! 
믿음직하게 그자리에서 꿋꿋히 힘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절대 안흔들리는 400년 묵은 아름드리 소나무처럼.

웬만큼 밑에와서 흔들어대도 꿈쩍 않는 쿰대장님이 오늘 괜스레 좋다.